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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대란' 공포

Posted February. 10, 200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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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면서 국내 기업의 원가부담 가중 및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소비및 투자부진 속에 수출 호조로 겨우 버텨 나가고 있는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수입업협회가 10일 발표한 1월 국제 원자재 수입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원자재 가격지수는 132.12(1995년 12월을 100으로 했을 때)로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중국 내 수요 증가로 물량이 부족한 고철과 선철 가격이 전달에 비해 각각 41.94%와 21.67% 급등하는 등 조사 대상 30개 품목 가운데 23개가 상승했다. 반면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팜유(2.73%)와 펄프(2.17%) 원면(11.76%) 등 3개에 그쳤고 나머지 4개 품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철강제품을 비롯한 중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들은 최근 국내 기업들에 10% 안팎의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이사는 이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채산성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자동차용 강판 가격까지 인상돼 자동차 업계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최근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14분기(13월) 중 30달러 수준(북해산 브렌트유 기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비철금속과 곡류는 공급 부족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는 세계경기 회복과 중국의 고성장으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조치, 이라크의 석유수출 정상화 지연 등으로 1월 14일 현재 배럴당 32.6달러까지 치솟았다.

보고서는 국제 유가는 비수기인 24분기(46월)에 들어서야 27달러 안팎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테러나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30달러 안팎의 고유가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석유를 제외한 국제 원자재 가격도 지난해 25월에 잠시 주춤했으나 6월 이후 오름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2001년 말 대비 올 2월 3일 현재 니켈 가격이 173.7%나 올랐으며 동(76.0%) 아연(32.8%) 알루미늄(22.8%) 등 비철금속과 대두(73.8%) 옥수수(30.6%) 소맥(31.5%) 등 곡물류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은 종합분석팀의 박상일() 과장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종식 박중현 kong@donga.com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