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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상아탑' 탈피... "세계를 품어라"

Posted March. 03, 200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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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으로=그동안 민족 대학으로 대표되는 고려대는 글로벌 KU(Korea University) 프로젝트를 세우고 세계 속의 고려대로 거듭나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고려대는 이번 여름부터 국내외 타 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가하는 국제 하계대학을 개설한다. 미국 예일, 스탠퍼드, 미시간대 등의 외국 교수 30여명과 국내 대학 교수 30여명 등 총 60여명의 교수가 원어로 강의하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또 미국 영국 호주 중국 일본 캐나다 독일 등의 대학들과 연계하는 글로벌 캠퍼스 계획도 수립해 시행중이다. 이 계획에 따라 이미 캐나다의 UBC대학에 100명등 전 세계 22개 대학에 171명의 학생을 파견하고 있다. 또 올해 1학기에 호주 그리피스대학에 100명을 이미 보냈으며 올 2학기부터는 미국 UC데이비스대학, 중국 인민대에 각 100명, 영국 런던대, 일본 와세다대 등에 각 50명씩을 보내기로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 이에따라 단일 학교로는 사상 최대인 매년 920명의 교환학생이 해외에 파견되는 셈이다.

고려대는 이를 위해 외국 대학과 직접 협정을 맺고, 캐나다 UBC대와 영국의 로열 할로웨이대 등에는 고려대 학생을 위한 기숙사도 지을 예정이다.

서울대는 한국문학을 외국 교류의 매개체로 삼았다. 5월경 미국 하버드대에서 한국문학전공 학생들을 위한 국제교환 프로그램을 개설해 국문학 석박사 과정과 미국의 한국문학 전공학생들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외국 대학과의 학술 교류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 명문 대학과의 학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국제화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서강대는 외국 기업의 인턴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보내는 전략을 세웠다. 세계적 독일 기업인 지멘스, BMW, 바이엘 등의 6개월 인턴프로그램에 이공계 학생들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외국기업 현장에서 직접 일을 배우고 학점도 인정받는 데다 매달 7001000유로(약 100만150만원)의 임금을 받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세대도 가정 형편상 연수 기회를 갖기 어려운 300명의 학생을 위한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방학을 이용해 외국 대학의 계절학기 과목을 수강하면 학점을 인정해주고, 수업료 및 체류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캠퍼스의 글로벌 전략=포항공대는 캠퍼스 내 어디서건 영어와 국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국영문 혼용 캠퍼스(Bilingual Campus)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대학 내 수업의 30% 이상이 영어로 진행되며, 매년 재학생의 약 20%를 중단기 해외연수프로그램에 보낸다.

한국외국어대는 서울과 용인 캠퍼스에 최신 영어학습시설을 갖추고 관리인들을 전원 원어민으로 채용하는 외국어 전용 기숙사를 마련한다. 전교생이 최소 1년 이상은 이 기숙사를 이용하도록 할 방침.

이화여대는 미국의 루저스대와 공동개설 교과목을 만들어 양 학교의 학생들이 함께 실시간 화상수업을 받는다. 또 외국대학박람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학생들에게 세계 42개 대학으로의 진학을 도와준다.

성균관대는 외국 대학교수들을 교환교수 형식으로 초빙해 국내에서 학생들에게 수업을 받게 한다. 수업과정은 1학기만으로 끝나지 않고 2년(4학기)간 진행되며, 마지막 1학기는 외국에 직접 나가 수업을 듣는다.

전문가 의견=고급 두뇌 양성을 목표로 하는 대학의 국제화는 국가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울러 진정한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국내 학생들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해외 유학생의 국내 유치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김응권() 국제교육협력과장은 국제화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급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선진국과 같이 특별한 전략이 없어도 학생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꾸준히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등 대학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길진균 정양환 leon@donga.com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