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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민태 꿇어

Posted April. 25, 200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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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의 영원한 팬 이민씨(47)가 25일 광주구장에서 의미 있는 시구를 했다.

1월 우연히 병원을 찾았다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그의 마지막 소원은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보는 것. 기아는 이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행사를 마련했다.

해태 시절부터 계속된 이씨의 타이거즈 사랑은 대단하다. 전남 나주시 출신인 그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전국의 야구장을 돌며 성원을 보낸 열혈 팬이자 타이거즈 서포터스의 대부. 그는 기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기사모)을 구성해 구단 행사는 물론 관중석 질서 유지와 안전요원으로 자원봉사를 해왔다. 이씨는 시구를 하고 난 뒤 구단의 배려에 너무 감사한다. 기아의 V10 현장을 보고 싶을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의 성원 때문이었을까. SK에 2연패를 당했던 기아는 선발 리오스와 4번 홍세완의 투타에 걸친 활약을 앞세워 6-4로 역전승했다.

리오스는 6회까지 8안타 3실점으로 막았고 홍세완은 1회 선제 2점 홈런, 2-3으로 뒤진 4회 동점 득점이 된 2루타를 날렸다. 5회 무사 2, 3루에선 김종국이 2루 땅볼로 역전타를 기록.

부산에선 롯데가 올해 역시 꼴찌에 머물러 있지만 시즌 초 선전에 힘입어 1만5663명의 사직구장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롯데는 홈구장 9경기에서 평균 1만명에 육박하는 9899명을 동원해 지난해 평균 2284명의 4배가 넘는 폭발적인 관중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LG에 1-4로 역전패. LG는 0-1로 뒤진 3회 김상현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5회 2사 1, 2루에서 마틴의 가운데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선발 이승호는 8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

잠실에선 두산이 현대 에이스 정민태를 맞아 2회에만 14명의 타자가 나가 선발타자가 전원 득점하는 프로 6번째 진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김동주 홍성흔 장원진이 연속 볼넷으로 나간 뒤 1사후 강인권의 몸에 맞는 공으로 선제 득점하고 5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순식간에 9점을 올렸다.

정민태는 극심한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며 2회 원아웃만 잡은 채 4사구 4개에 4안타를 맞고 9실점(6자책)하는 수모를 안았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