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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이례적 신속보도 배경

Posted April. 25, 200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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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평북 용천역 폭발사고(22일)가 발생한 지 이틀 만인 24일 방송과 통신을 통해 사고 원인, 피해 규모, 국제 사회의 지원 노력 등을 보도했다. 이는 사회주의 체제 유지에 부정적인 대형 인재사고를 거의 보도하지 않아온 북측 관행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것이다.

우선 단순 사고임을 분명히 밝혀 끊이지 않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암살 기도설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유조차에 고압전기선이 닿으면서 불이 붙고, 이것이 질안(질산암모늄)비료를 적재한 화차의 폭발로 이어졌다며 사고 원인을 상세히 보도했다.

둘째, 국제 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대형 사고란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는 24일 오후 10시 용천역 사고를 처음 전하면서 여러 나라 외교 대표들과 국제기구 대표부 성원의 인도주의 협조는 피해를 가시기 위한 우리(북한) 인민의 노력을 고무해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셋째,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사고였다는 것도 공식 발표를 재촉한 요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용천역은 북-중 무역의 관문이고, 중국 휴대전화가 터지는 곳이라며 북한 당국으로선 사고 자체를 감출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북측이 내부 소요나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이번 사고를 신속히 공개함으로써 내부 통합의 계기로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