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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프로야구 호령

Posted May. 21, 20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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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약 4%가 왼손잡이로 2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일상생활을 하는 데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에 비해 유리한가, 불리한가란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8%가 왼손잡이는 불리하다고 답한 반면 유리하다는 8%에 그쳤다.

이처럼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왼손잡이가 불리하다는 생각이 훨씬 많지만 프로야구에선 전혀 다르다. 왼손 타자와 왼손 투수가 전성기를 활짝 맞고 있는 것.

프로야구 전체 등록선수 480명 가운데 왼손을 쓰는 선수는 95명으로 19.8%이며 20일 현재 투수를 제외한 1군 엔트리 113명 가운데 왼손 타자는 32명으로 28.3%.

숫자로는 적지만 우선 왼손잡이 타자는 타격 랭킹 10위 안에 7명이나 포진해 있다. SK 이진영이 타율 0.384로 선두이고 이영우(한화타율 0.372) 마틴(LG타율 0.370)이 그 뒤를 쫓고 있다. 5위 김기태(SK) 7위 데이비스(한화) 9위 박용택(LG) 10위 정수근(롯데)도 왼손잡이.

동계훈련 동안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이진영은 올 시즌 40경기에서 61안타를 날려 최다안타도 1위. 이런 페이스라면 이종범(기아)이 1996년 세운 한 시즌 최다안타 196개를 뛰어넘어 202개까지 가능하다. 이영우는 득점(42)과 출루율(0.478)에서 선두. 18도루로 1위인 전준호(현대) 역시 왼손잡이. 왼손 타자는 희소성 때문에 투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데다 타석과 1루와의 거리가 오른손 타자에 비해 23보 가까워 그만큼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

타석뿐 아니라 마운드에서도 사우스포의 위력이 두드러진다. 두산 왼손 투수 레스는 20일 SK전에서 7승째(2패)를 거둬 다승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고, LG 이승호는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1.82)으로 역시 1위이며 탈삼진 2위(55개). 롯데 좌완 주형광은 2001년 왼쪽 팔꿈치 인대 수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4승(다승 5위) 평균자책 2.96(4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