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헉! 나도 임신비만?

Posted June. 06, 2004 22:28   

中文

임신하면 무조건 잘 먹어라?=옛날 어른들은 임신부가 잘 먹어야 태아도 건강하다고 믿었다. 지금도 이 믿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일단 의학적 근거가 없다. 오히려 임신 비만은 산후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임신중독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태아가 비만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 수도 있다.

임신 비만은 자연분만도 어렵게 만든다. 최근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팀이 첫 아이를 출산한 1042명을 조사한 결과 비만 임신부일수록 제왕절개를 많이 했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 되면 제왕절개 비율이 52.4%까지 높아졌다.

사실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40주 동안 총 8만Cal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260300Cal만 추가하면 된다는 얘기다.

임신 초기에는 입덧이 심해 따로 영양공급을 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신경쓸 필요조차 없다. 한국영양학회는 입덧 직후와 임신 중기에 매일 150Cal를, 임신 중기와 후기에 350Cal를 추가로 섭취하도록 권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보자. 다음 중 매일 한 가지만 먹어도 충분하다.

우유 한 잔과 주스 한 잔 사과 2개 군고구마 1개반 땅콩 50g 포도 1송이 달걀프라이 1개와 요구르트 1개 생크림 케이크 1조각 밀크셰이크 1잔 생선초밥 0.5인분 피자 3분의 2쪽 샌드위치 1개 밥 1공기

나도 혹시 임신 비만?=임신하면 당연히 체중이 는다. 그래서 설마 비만이겠냐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임신 기간 총 1112.5kg의 체중이 늘어난다. 태반, 양수, 세포외액 등이 9kg 정도이며 지방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임신 820주는 주당 0.3kg, 그 이후는 0.5kg씩 늘어난다. 출산 후에 13kg이 느는 것도 정상이다.

산부인과 의사들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은 임신한 뒤 15kg 이상 증가하는 과체중이 된다. 1, 2명은 더 심해 20kg 이상 불기도 한다. 30kg 이상 증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의사들은 임신 전보다 체중이 25kg 이상 늘었거나 매달 4kg 이상 증가한다면 십중팔구 임신 비만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즉시 산부인과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영양 균형을 먼저 생각하라=의사들은 많이 먹는 임신부 대부분이 영양 균형감은 오히려 부족하다고 말한다.

임신부의 경우 단백질과 칼슘, 철분의 섭취가 특히 중요하다. 임신 전과 비교했을 때 단백질은 30%, 칼슘과 철분, 인은 각각 50%, 엽산은 100%씩 필요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 여성의 단백질 권장량은 하루 70g 정도. 단백질은 임신부의 혈액과 자궁의 성분이 되며 유방을 크게 만든다. 태아를 구성하고 태반의 성분이 되기도 한다. 임신 후기로 접어들수록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는 중요해진다. 동물성 단백질을 총 단백질의 30% 이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생선 한 토막, 달걀 한 개, 두부 등을 매일 먹도록 한다. 그러나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미숙아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총 열량의 25%를 넘지 않도록 한다.

칼슘은 하루에 우유 한 잔을 추가하면 충분히 보충된다. 그러나 철분은 식사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은 임신 전보다 다소 적게 먹어도 상관이 없다.

(도움말=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박용완 교수)



김상훈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