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홀 라운드가 펼쳐진 긴 하루. 최후의 승자는 아니카 소렌스탐(34스웨덴)이었지만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의 추격도 볼 만했다.
14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C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비로 하루 연기되는 바람에 3, 4라운드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한꺼번에 펼쳐진 이날 안시현은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 이후 LPGA 투어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10언더파 274타로 우승자인 소렌스탐(13언더파 271타)과는 3타차.
3라운드를 끝내고 4라운드에 들어가기 전까지 소렌스탐은 14언더파, 안시현은 5언더파로 무려 9타차. 아무도 소렌스탐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렌스탐이 9번홀(파5)에서 연달아 실수하며 5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기분이 상한 소렌스탐은 10번홀(파4)과 11번홀(파5)에서 연속보기를 해 이 3홀에서만 4타를 잃었다. 순식간에 10언더파로 추락.
반면 4라운드에서 노보기로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던 안시현은 11번홀 버디에 이은 2개 홀 파세이브로 8언더파. 2타차가 됐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16번홀(파5)에서 환상의 트러블 샷에 이은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회 2연패와 함께 메이저대회 통산 7승. 그는 올해 LPGA 투어 8개 대회에 출전, 4번째 우승을 차지해 우승확률 50%를 기록하며 시즌상금도 처음으로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안시현은 루키답지 않게 메이저대회에서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언더파 플레이(69-70-69-66)를 펼쳐 강력한 신인왕 후보임을 증명했다. 생애 처음으로 하루 36홀 플레이를 한 그는 경기 내내 소렌스탐을 따라잡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우승을 놓쳐 아깝고 분하다고 밝혔다. 안시현 외에 나비스코 챔피언 박지은(나이키골프)은 3위(8언더파 276타), 박희정(CJ)은 공동 4위(6언더파 278타)를 차지했고 김초롱(공동 6위)과 강수연(아스트라공동 8위)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박세리(CJ)는 17위(이븐파 284타).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