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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군 안하면 인질 참수

Posted June. 21, 20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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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단체가 미군부대에 식자재 등을 납품하는 한국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33)를 납치해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시마야 아타우히드 왈 지하드(일치와 성전을 위한 방패)라는 무장단체는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에 보낸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한국군 서희제마부대 철수와 추가 파병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4시간 내에 김씨를 참수하겠다고 위협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20일 제발 여기에서 철수하라. 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하는 김씨의 모습을 방영했다. 알 자지라는 이 비디오테이프가 발송인이 표시되지 않은 채 바그다드 사무실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2분 길이의 이 테이프에서 김씨는 선 채로 팔을 휘저으며 내 목숨은 중요하다고 외쳤고 이어 무릎 꿇은 김씨 뒤에 복면을 한 테러범 3명이 우리 땅에서 부대를 철수하고 추가 병력을 보내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그의 머리를 보내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읽었다.

이어 테러범들은 다음 일몰(현지시간) 때까지 24시간의 시한을 제시했다. 한국과 이라크의 시차가 5시간이기 때문에 한국시간으로는 22일 새벽이 김씨의 생사에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무장단체는 5월 이라크에서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를 참수하는 등 여러 건의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무역 김춘호 사장은 이라크인 직원을 팔루자에 보내 석방 교섭을 하고 있으며 김씨가 안전하게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김씨는 유럽인 기자와 경호업체 직원 등 다른 인질 10여명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7일 김씨가 바그다드에서 200km 떨어진 미군 리브지(RIBGEE) 캠프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지 않아 확인한 결과 동행했던 이라크인 직원 1명과 함께 납치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진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