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Posted June. 22, 2004 21:53   

中文

이라크에서 납치된 김선일(34)씨의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2일에도 시민과 네티즌, 시민단체들이 한목소리로 김씨의 무사생환을 기원했다.

시민 반응=전국의 대부분 기차역이나 공항,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선 많은 시민과 여행객이 TV 앞에 서서 김씨 납치 사건의 속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서울역에 있던 김영준씨(33회사원)는 한동안 유로2004가 화제였지만 어제부터 축구 얘기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면서 이라크 저항세력이 정한 마감시한도 지났다는데 그저 무사하게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생명운동가인 김지하씨(63)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의 조기석방을 바라는 마음은 모든 국민이 똑같다며 정부의 신속하고 노련한 대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문열씨(56) 역시 무엇보다 김씨가 무사귀환하기를 바란다며 이 일로 한국 이라크 양국에 불필요한 감정의 확대재생산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네티즌 반응=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사건이 알려진 직후 김씨의 안위를 걱정하는 글로 거의 도배된 상태. 몇몇 사이트에선 리플로 천사(1004)를 달고 함께 기원하자는 글이 올라오면서 셀 수도 없는 1004 리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알 자지라 방송 홈페이지(aljazeera.net)의 게시판은 국내 네티즌의 글이 폭주해 폐쇄됐다. 일부 국내 사이트에서는 영국의 한 출판사 인터넷 홈페이지(aljazeera.com)를 이 방송사의 홈페이지와 혼동해 잘못 소개하는 바람에 소동을 빚기도 했다.

시민단체 움직임=36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22일 청와대 앞에서 이틀 연속 기자회견을 갖고 파병으로 인해 한국과 이라크 사이에 생길 적대감을 종식시킬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일본의 평화운동가 다카하시 겐키치가 보내온 e메일을 공개하며 김씨의 무사귀환 및 이라크의 평화를 기원했다. 일본인 피랍사건 때도 활동을 펼친 경력을 가진 다카하시씨는 일본 시민단체들도 김씨의 석방을 위해 뭐든지 돕겠다는 내용의 글을 보내 왔다. 한편 종교 관련 시민단체인 개척자들은 21일 오후부터 22일 오전까지 서울 종로구 사랑의 교회에서 밤샘기도회를 열어 김씨의 석방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슬람교도 한목소리=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슬람 성원에서 만난 이슬람교도들 역시 김씨의 납치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하며 김씨의 생존을 기원했다.

2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인인 라쉬드씨(30)는 진실된 이슬람교도라면 그런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이 일로 한국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의 관계가 어색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 조심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의 최진영() 교수는 이라크 출신 지인들에게 혹시 모르니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씨 동문들의 반응=김씨가 다녔던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동문회는 22일 김선일 동문 무사귀환을 위한 호소문을 작성해 청와대와 각 정부기관에 보냈다.

아랍어과 학생회장인 엄태용씨(23)는 다른 학교 아랍어과 학생회와 함께 아랍어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라며 김씨를 납치한 무장단체에 도의적 책임을 묻고, 세계 평화를 위해 김씨의 귀환을 결정해 달라는 요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