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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지갑 다시 닫는다

Posted June. 29, 200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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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가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소비침체 속에서 그나마 내수를 지탱해 왔던 건설경기마저 냉각조짐을 보여 내수침체가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뒷걸음질하는 내수=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12개월째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도소매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2.2% 줄었다. 도소매 판매가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것은 1월(2.5%)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3월(1.9%) 이후 11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가 올해 2월(2.4%)부터 미약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다시 5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백화점 판매는 9.5% 줄면서 3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내구소비재 출하는 휴대전화(36.3%)가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승용차(22.2%) 냉장고(28.8%) 가정용에어컨(35.4%) 등이 큰 폭으로 줄면서 1년 전에 비해 11.3%가 감소했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문제는 건설경기마저 냉각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

앞으로 1년 뒤 건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수주는 24.0%나 급감해 지난해 3월의 30.4% 감소 이후 1년2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현재의 건설실적을 보여주는 건설 기성액은 9.4%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다소 둔화됐다.

정보통신 착시() 효과=지난달 생산은 1년 전에 비해 13.5% 늘어나면서 4개월째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67.9%)와 영상음향통신(34.2%)을 제외할 경우 3.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섬유제품(10.5%) 사무회계용 기계(9.6%) 등은 오히려 생산이 감소하는 등 업종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 생산자 출하지수도 내수부문은 1.3% 증가에 그친 반면 수출부문은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자동차의 호조에 힘입어 28.7%나 늘어나는 등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도 뚜렷했다.

설비투자, 증가세로 반전했지만=설비투자는 기계장비와 통신기기 업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1.3% 증가해 소폭이나마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3월과 4월에 설비투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7.7%와 1.6% 감소했다.

그러나 5월의 설비투자 증가세는 비교기준이 되는 지난해 같은 달 투자 실적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해 아직 투자가 확실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통계청측은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신용불량자 문제와 소비심리의 위축 때문에 내수 회복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활성화를 통한 내수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