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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마저

Posted July. 06, 20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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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증가세가 올해 하반기부터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내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율마저 꺾일 경우 경제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산업자원부의 하반기 수출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설비투자 부진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데다 고유가로 인한 세계 경기 위축, 중국의 긴축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44분기(1012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작년 912월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 전년 동기() 대비로 집계되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기술적 반락()도 예상됐다.

이를 반영하듯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최근 한 인터넷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반기 38%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이 하반기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중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게 돼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UBS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은 곧 정점에 이르게 되고 이는 가계수입 감소와 일자리 창출 둔화를 의미한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은 5.1%로 잡았다.

또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34분기(79월) 수출경기실사지수(EBSI)는 123.8로 24분기(46월)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 둔화가 확실시됨에 따라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권혁부()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성장률 저하를 소비와 투자 증가율이 보전해 줘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여의치 않다며 14분기(13월) 성장률이 5.3%를 나타냈지만 하반기에는 5%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반면 한국은행 조사총괄과 장민() 차장은 수출 증가율이 꺾여도 수출액 자체는 올해 목표치를 초과할 것 같다며 소비와 투자가 최소한 작년 수준보다 더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수출을 중심으로 해서 연간 5%대 경제성장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