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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전문가들 두손 들었다

Posted July. 15, 200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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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15일부터 닷새간의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갔다. 전반기 화두는 이변과 파란. 지난해 챔피언 현대가 어렵사리 수성에 성공했지만 돌풍의 두산과는 승차 없는 선두. 화제를 모았던 10명의 스타 얘기로 전반기를 돌아본다.

김경문 vs 양상문

역사엔 가정이 없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이 먼저 사령탑에 오른 롯데 양상문 감독의 수석코치직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아마 두산의 깜짝 쇼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화와 뚝심을 기치로 내건 김 감독은 공격에선 무작전의 자율야구로, 마운드에선 철저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는 관리야구로 무명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양 감독은 시즌 초 롯데의 반짝 상승세를 주도하며 부산의 야구 붐을 일으키는데 공헌했지만 4년 연속 꼴찌의 위기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또 한 명의 신임 사령탑인 LG 이순철 감독의 중간 성적은 B학점. 삼성 선동렬 수석코치는 A학점을 받았다.

박경완 vs 브룸바

현대 용병 브룸바가 한때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 후보의 괴력을 선보였다면 SK 토종 박경완은 시작과 끝이 좋았다.

박경완은 사상 첫 개막 4경기 연속 홈런을 비롯, 4월 한 달간 신기록인 13개의 홈런을 날린 데 이어 5,6월엔 주춤했지만 7월 들어 5개의 홈런을 쓸어 담으며 브룸바와 타이를 이뤘다. 장타력에선 선두 탈환.

박명환 vs 정민태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연봉 킹인 현대 정민태(7억4000만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발 18연승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다승 승률 2관왕에 올랐지만 올해는 부진과 불운이 겹치며 최다 패전투수(4승9패)의 불명예를 썼다.

반면 지난해 5승 투수(10패) 박명환의 변신은 놀랍기 짝이 없다. 최고 시속 155km의 강속구에 140km를 넘나드는 슬라이더는 선동렬의 해태 시절 전성기를 능가한다는 평가.

양준혁 vs 심정수

라이언 킹 이승엽이 빠져나간 최고 타자의 자리를 만년 2인자였던 현대 심정수가 물려받을 것이란 데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삼성 양준혁(35)이 주인공. 타점 1위, 홈런 3위 등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그는 슬러거인 박경완과 브룸바를 능가하는 팀 공헌도를 보였다. 반면 심정수는 라섹수술 후유증과 잦은 부상으로 고생.

서승화 vs 이상훈

해프닝으로 치면 LG 서승화가 단연 압권. 지난해 이승엽과의 몸싸움으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전반기에만 두 번의 빈볼에 이은 다리 걸기로 스타가 됐다.

기타 파동으로 LG에서 SK로 트레이드 됐던 이상훈은 6월2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돌연 은퇴선언을 했다. 연봉 미지급분 3억6000만원을 헌신짝처럼 포기한 사나이의 충심에 팬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