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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저금리대출 따져보면 손해

Posted July. 25, 200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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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강모 주부(40)는 이달 초 아파트 구입자금 1억원을 장기 대출받기 위해 은행간 대출금리를 비교했다.

강씨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A은행과 B은행의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A은행은 당초 제시한 금리가 연 5.81%였지만 대출 초기 6개월 동안 0.4%포인트를 깎아준다고 했다. B은행 역시 연 6.11%에서 1년간 0.7%포인트를 할인해 주는 조건이었다.

강씨가 주로 거래해 온 C은행의 대출 금리는 연 5.70%. 대출 초기에 A은행과 B은행의 금리가 0.29%포인트 더 싼 셈이다.

그러나 강씨가 1억원을 15년간 빌린다고 가정하면 금융비용은 C은행이 오히려 싸게 먹힌다.

시한부() 금리 할인 상품, 오히려 손해=A은행의 초기 6개월 금리는 5.41%이지만 나머지 14년6개월은 5.81%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를 15년 평균 금리로 따져보면 5.80%.

B은행 역시 초기 1년은 5.41%가 적용되지만 나머지 14년은 6.11%로 계산돼 15년 연 평균 금리는 6.06%.

초기에는 A, B은행 금리가 C은행보다 0.29%포인트 싸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다시 높아져 우대효과가 사라지는 셈이다.

실제로 강씨가 A은행에서 1억원을 빌렸다면 매년 내야 할 평균 이자비용은 579만6600원이고 15년 동안 총이자비용은 8694만9000원. B은행은 연평균 이자 606만3300원에 총이자비용은 9094만9500원이다.

C은행의 총이자비용 8550만원보다 각각 145만원과 545만원을 더 내는 것.

다만 여유 자금이 부족한 사람에겐 초기에 금융부담을 덜 수 있는 조건부 할인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최대 금리 내세운 정기적금도 꼼꼼히 따져봐야=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초기 우대금리를 내세우는 것은 정기적금 역시 마찬가지. D은행의 한 정기적금 상품은 연 금리 4.25%(7월 초 기준)를 내세워 시중 최고 금리를 주장한다.

하지만 이 상품은 첫 달 입금액에 대해서만 최고 금리를 보장할 뿐 3개월 단위로 3.85% 3.8% 3.5%로 낮아지고 마지막 두 달은 3.35%까지 내려온다. 실제 1년 평균 금리는 연 3.7%인 셈이다.

이 은행은 상품 판매를 하면서 입금건별 차등 금리 적용이라는 애매한 단서를 달아놓았다. 하지만 이 설명이 3개월마다 금리가 낮아지는 변동금리라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기란 쉽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금리변동이 제각각인 상품은 총 기간 평균 금리를 따져보는 게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