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캄캄했다. 경기 초반 무더기 실점으로 당황했다.
말리와 극적인 무승부를 이루며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김호곤 감독(53사진)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어이없게 실점한 뒤 경기가 꼬였다며 그러나 후반 들어 공격이 살아나면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양 팀이 비기기만 해도 나란히 8강에 오르기 때문에 느슨한 경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김 감독은 3골을 실점했을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최고참 유상철과 함께 선수들에게 험한 소리를 해가며 정신을 다잡게 한 후 어렵게 이룬 무승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예선 3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수비수들이 자신감이 없고 자꾸 뒤로 물러난다는 것, 공격진은 삼각 형태로 포진해야 하는데 일직선으로 서다 보니 상대 수비에 쉽게 막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8강전부터는 지면 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체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1년 이상 꾸준히 체력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상대가 어느 팀이 되든 자신 있다고 밝혔다.
아테네에 비해 날씨나 주변 여건이 좋은 테살로니키에서 계속 경기를 하게 된 것도 다행이라는 김 감독은 아테네에서 열리는 B조 이탈리아-파라과이전을 보면서 8강전을 구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AP통신은 한국의 투지가 놀라웠다고 찬사를 보내면서도 양 팀이 후반 막판에 비기기 작전을 펼쳐 제3국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