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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개 눈이 지켜본다

Posted August. 24, 20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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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역 일대가 감시카메라를 통해 24시간 범죄 감시체제로 들어간다.

강남지역에서 가동되는 폐쇄회로(CC)TV는 예전에 설치됐던 강남구 논현동의 5대와 지난해 설치된 37대, 올해 상반기에 설치된 230대를 합해 17개동에 272대다.

CCTV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줌(zoom) 기능을 이용해 반경 100m 범위에서 자동차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

CCTV를 종합 관리하는 곳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 CCTV 관제센터. 여성모니터링 요원 22명이 CCTV가 설치된 강남구 범죄 취약 지역의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주민들이 위협을 느껴 CCTV 옆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거나, 관제센터 모니터에 범죄 우려가 있어 보이는 화면이 잡히면 관제센터의 대형 화면에 긴급상황을 알리는 음향과 함께 지도가 뜨고 가까운 지구대가 즉시 출동하게 된다.

경찰은 지난해 CCTV를 시범운영한 결과 5대 범죄가 전년 대비 37% 감소했고 강절도 사건은 41%가 감소했다며 이번에 감시카메라 추가 설치로 범죄예방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올해 하반기에 강남 일대에 CCTV 100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며 인권침해 논란에 대비해 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확보하고 설치장소에 안내표지판을 부착했으며 자료 유출 방지를 위해 CCTV 관리운용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남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범죄 감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욱일씨(38회사원)는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범죄예방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다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유미씨(23여)는 공용도로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생활이라고 할 수 없다며 더 많은 CCTV를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안석씨(34)도 24시간 문을 여는 가게 특성상 주변에 CCTV가 설치돼 있어 안심이 된다며 장사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반겼다.

그러나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이현수씨(24여)는 CCTV 앞을 지나갈 때마다 누군가 일일이 감시한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며 공개된 일부 지역에 CCTV를 설치한다고 범죄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논현동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오금자씨(57여)는 가게 문을 닫은 후에도 내부가 계속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찜찜하다며 커튼을 치든지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정세진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