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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사비 내라 요구

Posted September. 07, 200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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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삼성그룹의 고위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방송 선포식 행사의 비용 분담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양 비서관은 7일 오후 이 같은 의혹이 인터넷 매체인 e-데일리에 보도되자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와 비용분담 요구 사실을 시인했다.

양 비서관에 따르면 행사가 임박한 지난달 말경 산업자원부로부터 행사에 참여키로 한 3개 가전업체가 비용부담을 할 수 없다고 한다는 연락을 받고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L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행사의 취지에 비춰볼 때 가전사도 행사 비용을 부담하는 게 맞다. 차질이 빚어져서 전화를 드렸다고 비용 분담을 요청했다는 것. 가전 3사는 이 행사에 단순히 참여했을 뿐, 행사를 주관하거나 주최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양 비서관은 또 전화통화 때 행사 취지와 방송사나 관련 부처에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을 분담했다는 점을 정중하게 설명했다며 그 임원이 강박이나 압박으로 느끼지 않았을 것이지만, 부적절한 일처리였다고 사과했다.

이에 앞서 양 비서관은 이날 오후 3시경까지 그 임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거짓으로 해명을 하다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질책을 받은 뒤 이를 뒤늦게 시인했다.

한편 당시 행사를 앞두고 산업자원부는 디지털TV 제조업체인 행사 참여 3개 가전업체(삼성전자 LG전자 이레전자)와 비용 분담 문제를 논의했으나, 가전업체측은 비용 부담이 어렵다며 이를 거부했다. 행사 비용은 총 8억원이었으며, 행사를 주관한 방송위원회가 방송발전기금에서 상당부분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