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평일 오후였지만 경기장에는 5000명이 넘는 관중이 몰려들었다.
그만큼 그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테니스 요정 역시 자신을 향한 관심을 알고 있다는 듯 긴 다리로 코트를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2회전.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붙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세계 랭킹 8위 마리아 샤라포바가 사에키 미호(일본세계 258위)를 2-0(6-3, 6-1)으로 누르고 8강전에 올랐다.
183cm의 샤라포바는 자신보다 15cm나 적고 세계 랭킹도 200위 밖에 있는 사에키에게 1세트 1-3까지 뒤지며 고전했다. 느린 스트로크로 랠리 위주인 상대 페이스에 휘말려 실수를 쏟아냈기 때문.
하지만 샤라포바는 괴성녀라는 별명처럼 고함을 질러대면서 코트 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스트로크와 각도 깊은 서브로 내리 5게임을 따내 첫 세트를 잡았다. 2세트 들어서도 상대 첫 서브 게임을 내준 뒤 6경기를 연속 이기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샤라포바는 경기 초반 상대가 워낙 느리게 쳐 고전했지만 내 경기에 집중하면서 페이스를 되찾았다며 팬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올 7월 윔블던 우승 이후 3개월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샤라포바는 세계 81위 사만사 스토서(호주)와 1일 오후 2시 4강 진출을 다툰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