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올해 여름 대학 졸업자와 내년 2월 졸업예정자로 지원자격을 제한해 취업 재수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인력시장의 교란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9월 초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공고하면서 출신 대학이나 전공 등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졸업 시기는 8월 졸업자와 내년 2월 졸업예정자로 제한했다.
또 지원서를 접수한 5만50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1차 전형에서 제외된 2만여명 중 상당수는 졸업 연도가 요건에 맞지 않아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탈락한 지원자 중 일부는 삼성측에 취업 재수생을 차별한다며 강력히 항의했다는 것.
이에 대해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이종진() 부장은 삼성그룹에서도 제한 없이 채용하면 더 우수한 인력을 뽑을 수 있어 유리하다면서 그러나 졸업 시기를 제한하지 않으면 중견, 중소기업에 취직한 사람들마저 경력을 숨기고 지원해 다른 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은 지원자의 졸업시기를 이번 공채보다 6개월 정도 앞당겼던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선발된 신입사원의 17%가량이 다른 회사에서 옮겨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