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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양태영 1위 착지

Posted December. 14, 200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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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봉. 올 아테네올림픽 체조에서 오심 스캔들을 일으켰던 바로 그 종목.

하지만 양태영(포스코건설)은 자신의 주종목답게 자신감 넘친 연기를 펼쳤다. 출발 점수 10점짜리를 선택한 뒤 뒤돌아 어깨 걸치기, L포션(L자형으로 버티기) 등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된 선 굵은 연기는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마지막 착지에서 두 발을 앞으로 내딛어 최소 0.1점, 최대 0.3점의 감점을 받은 게 흠이었지만 깔끔한 연기. 점수판엔 9.5점으로 같은 조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다.

14일 태릉선수촌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05년도 남자체조 국가대표 선발전. 아테네 올림픽 후 4개월여 만에 공식 무대에 처음 선을 보인 양태영은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에서 고루 점수를 얻어 후배이자 라이벌인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 은메달리스트 김대은(한국체대)을 0.1점차로 제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태영은 종합 56.20점, 김대은은 56.10점. 3위는 차세대 유망주 김승일(한양대54.55점)이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양태영은 오른쪽 어깨 부상 때문에 그동안 훈련을 제대로 못했는데 비교적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양태영은 아테네올림픽 비운의 주인공. 평행봉에서 스타트 밸류(출발점수)가 10점 만점짜리인 연기를 했지만 심판진이 9.9점짜리로 잘못 계산해 미국의 폴 햄에 뒤져 개인종합 동메달에 그쳤다. 국제체조경기연맹(FIG)이 뒤늦게 오심을 인정했고 한국은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지만 기각돼 금메달을 되찾진 못했다.

이날 경기장엔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어학연수중인 이주형 아테네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코치도 나와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그 사건을 겪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 앞으로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기 위해 지도자와 선수들이 정확하게 룰을 알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위로 국가대표로 선발된 양태영은 내년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의 폴 햄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양태영은 누굴 지목해서 그 선수를 꺾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체조는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좀더 완전한 몸을 만들어 한 단계 높은 체조를 구사하는 게 목표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