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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계 민생 바로 보고 국정 틀 다시 짜길

[사설] 한계 민생 바로 보고 국정 틀 다시 짜길

Posted December. 20, 200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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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일각에서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개혁도 좋지만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다걸기(올인)하지 않고서는 정권은 둘째 치고 나라가 주저앉을지 모른다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인식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지도부의 의중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방향은 옳다. 경제와 민생은 이미 한계에 와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바꾸지 않고서는 희망을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해 경제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 10명 중 6명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 이하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 경영인과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한국 CEO포럼의 조사에서도 예상 성장률은 3.38%였다. 이 같은 수치는 정부의 목표치 5%는 물론이고 한국은행의 전망치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실업자는 더 늘고 파산하는 기업과 자영업자도 더 빠른 속도로 양산될 수밖에 없다. 나라 전체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오래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모든 조사에서 경제외적 불안감이 경기침체의 주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정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국력을 모아야 한다. 입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얘기하지만 관심은 오로지 개혁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과거사 들추기와 주류세력 교체에 쏠려있다면 누가 투자를 하고 소비를 하겠는가. 4대 쟁점 법안도 그렇다.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지향적인 법안들을 밀어붙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정운영의 기조가 바뀌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측은 바꾼다는 말은 그동안 우리가 잘못해 왔다는 뜻 아니냐면서 (경제 민생 우선의) 합리적 실용주의 노선은 (대통령의) 일관된 국정철학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식이다. 지난 2년의 국정실험 실패에 따른 국민의 고통을 보고서도 이런 말이 나오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임을 분명히 하고 행동으로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대통령이 지지를 받고 정책적으로 신뢰를 받을 때 그 정책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한 대로 민의()를 존중할 때 지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