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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배상금 한국이 가장 잘 썼다

Posted January. 19, 200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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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로부터 대일() 청구권 자금을 받은 아시아 5개국 가운데 한국이 자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00년에 펴낸 대일 청구권 자금의 활용사례 연구(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 교수)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본은 한국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5개국에 대해 청구권 자금을 지원했다.

무상자금은 필리핀이 5억5000만 달러로 제일 많았고 한국 3억 달러, 인도네시아 2억2308만 달러, 미얀마 2억 달러, 베트남 3900만 달러 순이었다.

일본 정부가 차관 형태로 지원하는 유상자금과 민간이 자금을 지원하는 상업차관을 합칠 경우 한국과 필리핀이 각각 8억 달러로 제일 많았다.

이들 국가는 대일 청구권 자금을 대체로 사회간접자본(SOC)과 국민생활 향상 등에 투자했지만 투자의 효율성은 한국이 가장 앞섰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방문객이 거의 없고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개인별장이 있는 곳에 호텔을 짓는 등 비효율적인 투자가 많았다는 것. 또 자카르타에 부유층을 위한 백화점을 짓는 등 청구권 자금의 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국가로 분류됐다.

필리핀은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필리핀 주재 일본대사관은 배상금이 항만 및 도로건설 등에 지원되면서 필리핀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당초 예정됐던 다목적댐 건설이 늦어져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철도 연장 계획도 원래 일정대로 실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1994년 필리핀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대지주와 대자본가 등이 필리핀 정치를 주도하면서 일본의 배상금이 이들의 이권을 채우는 데 활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얀마는 파괴됐던 철도 및 도로 복구 등에 주력하면서도 당시 총리의 복지국가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회복지 부문에도 상당액의 자금을 투입했다. 베트남은 전체 자금의 50% 이상을 발전소 및 송전시설에 투입한 것이 특징.

한국은 포항제철 건립과 경부고속도로, 소양강댐 등 SOC 투자에 대부분의 자금이 투입됐다. 보고서는 한국은 철저한 사전 계획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자금을 활용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며 원자재 도입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