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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건국이냐 민족분열이냐 갈림길

Posted January. 28, 200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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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언한 자유 확산의 첫 번째 실험장이 될 이라크 총선이 30일 실시된다.

이라크로선 195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계속된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처음 치르는 민주선거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은 제2의 건국을 향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반면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이 정치적 주도권 싸움에 돌입함으로써 민족분열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상반된 분석도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중동의 정치지도에 새로운 색깔을 칠할 수도 있다. 미국이 또 다른 자유 확산의 표적으로 삼고 있는 이란의 주도세력(시아파)은 총선 결과에 따라 고무될 수도, 위축될 수도 있다. 미국 중동전략의 대표적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정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의 의미와 과제=이번 총선은 영구헌법을 만들 제헌의원 275명을 뽑는다. 제헌의회 의원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2명,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인 총리를 선출한다.

이라크 국민이 국민투표로 영구헌법에 동의하면 12월 15일 이전에 다시 총선을 치러 새 의회를 구성한다.

따라서 이번 총선을 통해 이라크에는 미군정 및 과도정부 체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새 정치체제가 출범한다. 이라크 국민 스스로 장래를 결정하는 구도가 제도화되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총선이 주권이양의 실질적 첫걸음이며, 미군 철수의 길을 닦을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라크 지도자들은 당분간 미군이 점령자가 아닌 후원자로서 주둔해 달라고 희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수 시기는 늦어질 수 있지만, 주둔군의 위상이 바뀐다는 의미다.

문제는 총선의 결과. 투표율이 저조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총선 자체가 무산된다면 자유주의 확산을 통해 민주주의를 전파한다는 부시 미 대통령의 구상은 타격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폭정의 거점(outposts of tyranny) 국가들에 대한 약발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분리주의 논란=총선이 다가오면서 분리주의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총선 후 분열이 심각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아파 지도자인 아메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은 27일 남부 바스라, 아마라, 나시리야 등 시아파 지역을 중앙정부에서 분리해 자치지역으로 선포하자고 주장했다. 남부 3개주가 이라크 석유수출의 90%를 차지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비참하기 때문에 중앙정부 재정의 20%를 이 지역에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의 발언은 시아파 실세 정당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이라크연맹(UIA)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분쟁 해결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은 27일 이라크 북부 유전지역인 키르쿠크의 쿠르드족 문제가 이라크 안정을 위협할 뿐 아니라 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