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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어른거려 지역 달래기 쏟아내나

[사설] 선거 어른거려 지역 달래기 쏟아내나

Posted March. 09, 200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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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도시 추진으로 수도권 민심에 냉기가 흐르자 여당과 정부부처들이 이번엔 수도권 개발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내달의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차기 대선이 어른거려 충청권 달래기에 이어 수도권 달래기에 나서는 듯하다. 행정도시 건설의 한 명분으로 내세웠던 수도권 과밀해소 목표가 무색할 지경이다. 말로 선심 쓰기는 어렵지 않겠지만 이러고도 국토계획의 정합성()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은 불쑥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공항은 수도권을 방어하는 최북단 공군기지로 북한의 기습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방부가 이전 계획이 없다고 즉각 반응한 것은 당연하다. 국가안보상 중요 사안을 국방부와 협의도 않고 공개 발언한 것은 경솔하다. 성남 서울공항 120만 평을 개발해 신도시를 건설하는 일은 안보 측면뿐 아니라 도시계획, 부동산정책, 환경 및 교통 등 갖가지 문제와 맞물려 있는 사안이다.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 신설과 정원 증원을 검토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대학 정책에 어떤 원칙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런가 하면 경제부처 이전에 따른 과천 공동화()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대책이 제시되지 않아 주민들이 동요하고 있다.

물론 나라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경제 중심인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은 중요하다. 인프라가 갖춰지고 우수인력이 풍부한 수도권에 반도체 전자 등 첨단 분야의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는 방안 같은 것은 검토돼야 한다.

하지만 국토개발의 정교한 그림 없이, 지역 달래기에 급급해 한건주의 식으로 익지 않은 정책을 쏟아낸다면 결국 그 부작용과 후유증을 국민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 행정도시 건설도, 그 보완대책도 국가 전체의 경쟁력과 남북통일 후까지를 내다보는 긴 안목에서 타당성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