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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주부 울고싶다

Posted May. 02, 200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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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3시 서울 강동구 GS슈퍼 둔촌점. 이 동네에 사는 주부 이주희(30) 씨는 과일매장에서 딸기 1팩(1kg8480원)을 집었다가 가격표를 보고는 도로 내려놓았다.

이 씨는 8개월 된 딸 이유식 때문에 딸기를 구입해야 한다며 제철이 됐는데도 딸기 값이 떨어질 기미가 없다며 구입을 포기했다.

참외도 5개를 골랐다가 2개를 덜어 냈다. 1만 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 결국 이 씨는 참외 3개만 8700원에 산 뒤 매장을 떠났다.

장바구니 물가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크게 올라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치솟는 과일 가격= 1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4.9%(전년 동기 대비)로 5%에 육박했다. 4월 기준으로는 4년 만에 최고치.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가 잦고 지출 비중이 높은 156개 품목으로 산출된다.

특히 시장에서 자주 사야 하는 품목의 가격상승률은 평균 생활물가상승률을 훨씬 웃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참외는 상품() 10개 평균 가격이 2만6235원으로 작년 비슷한 시기보다 44.6% 비싸다. 수박은 상품 1개(6kg 이상) 평균 가격이 1만5628원으로 10.4% 올랐다. 사과는 10개들이 가격이 3만61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95.1% 비싸게 나왔다.

서울 강서구 농협하나로클럽 매장에서 만난 주부 김승애(50서울 양천구 목1동) 씨는 자주 먹는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 장보기가 겁이 난다며 매일 아침 가족에게 해 먹이던 사과주스를 요즘은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육류와 생필품도 많이 올라= 서민들이 즐겨 찾는 삼겹살은 500g(중품)에 7217원으로 작년보다 30.7% 올랐다. 닭고기 역시 1kg(중품) 가격이 24.2% 오른 3973원 선. 수입 쇠고기 중품은 500g에 4311원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23.2% 비싸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사는 주부 조희숙(52) 씨는 삼겹살 구입 횟수를 일주일에 세 번에서 최근 두 번으로 줄였다. 조 씨는 삼겹살 가격이 너무 올라 참살이(웰빙) 고기가 됐다면서 특히 값이 비싼 제품이 많이 진열돼 더 비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안심 못해= 참외는 2월의 한파 때문에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올 4월 생산량이 작년 3월 수준이어서 특히 값이 많이 올랐다. 비싼 참외 대신 딸기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딸기 값도 덩달아 올라 작년보다 15%가량 비싸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물가정보팀 김종균() 과장은 참외나 수박 가격은 점차 떨어지겠지만 개화기 때 냉해를 입어 작년보다는 높은 가격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허진석 김현수 jameshuh@donga.com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