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17일 낮 12시를 기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휴가철을 맞은 여행객 불편과 공항 운영 차질 등 큰 혼란이 예상된다.
실제 이날 파업으로 일부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지연됐다. 또 18일에는 국내선 168편 중 62편이 감축 운항되고 19일부터는 국제선이 파행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운항 차질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시민들은 월급도 많이 받는 조종사들이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무기한 파업=이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정년 보장 등 핵심 쟁점사항에 대한 사측과의 입장 차가 커 정오를 기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정년 만 58세(이후 2년간 위촉해 만 60세까지 고용) 보장 임무 수행을 위한 이동시간을 연간 총 비행시간(1000시간)에 포함하고 수당 지급 조종사들의 승격 징계 등을 논의하는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 의결권 부여 등 20여 개 쟁점을 일괄 타결하자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조가 회사 측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계속해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이날 오후 본사에서 조종사노조와 단체협약 수정안을 갖고 협상을 재개했다.
승객 불편 현실로=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날 오후 3시 출발할 예정이던 김포발 광주행 OZ8705편이 결항돼 김포광주 노선을 오가는 왕복 항공편 2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아시아나 측은 승객들에게 결항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화 등으로 통지했다.
하지만 김포공항에 도착해 결항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승객 20여 명은 오후 2시 반 출발한 대한항공편을 이용해야 했다. 이 밖에 오후 2시 부산발 베이징행 OZ315편의 조종사가 운항을 거부하는 바람에 대체 인력을 찾느라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회사 측은 이날 비노조원과 외국인 조종사 등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종사 460여 명을 배치해 국내 국제선 등 280여 편의 아시아나 항공기 운항이 대부분 정상 운항됐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 위원 26명이 18일 0시부터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파업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차준호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