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성장률-소득 엇박자

Posted October. 26, 2005 07:33   

中文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다. 경기 회복 속도가 약간 빨라졌다.

그러나 교역 조건 악화로 무역에서 큰 손실이 나는 바람에 경제가 성장해도 소득은 제자리에 머물러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3분기 경제는 민간소비와 수출이 살아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3분기(4.7%) 이후 1년 만이다. 특히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2003년 4분기(2.8%) 이후 가장 높은 1.8%였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올 1분기 0.4%, 2분기 1.2%에 이어 3분기 1.8%로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소비가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4.0% 증가(전년 동기 대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대형 TV, 컴퓨터,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료보건, 통신, 문화오락 등 서비스 지출이 늘었다.

상품 수출도 13.5% 증가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4.2%로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 김병화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와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는 당초 예상대로 하반기 4.5%, 연간으로도 3.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역 조건 악화로 3분기 중 실질 무역 손실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2조6097억 원이나 된 탓에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00년 4분기(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득 증가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박승 한은 총재도 최근 하반기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기 회복이 기대되지만 소득 증가율이 낮아 체감 경기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교역 조건 악화의 큰 원인인 국제 유가 급등 및 반도체 가격 하락이 단기간에 우호적으로 바뀌기 어려워 경제가 성장해도 소득은 제자리인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준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