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남쪽에 있는 츠시() 시는 1700여만 명의 상하이 시민에게 공산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배후 공단이다. 조사팀이 시내에 들어서자 썩은 하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민들은 허촨더 치웨이 페이창처우( )란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하천 냄새가 코를 찌른다는 뜻. 시내에는 크고 작은 하천 수십 개가 있는데 모두 먹물과 같은 색이어서 주민들은 아예 먹물천으로 불렀다.
한 주민은 학교에서 먹물을 준비해 오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천의 물을 그대로 떠 가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 물은 상하이 앞바다를 통해 황해로 흘러들어 간다.
수많은 공장에서 나온 폐수가 시내 하천으로 흐르지만 하수처리 시설을 갖춘 공장은 20% 정도뿐이다. 그나마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제대로 가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
황해가 죽음의 바다로 변한 지는 오래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인구 증가, 무분별한 연안 개발로 거대한 오염 물질이 강과 하천, 대기를 통해 쏟아지면서 황해는 이제 자정 능력을 상실한 사해()로 전락했다.
중국 연안의 수질은 공업용수로나 사용이 가능한 3급수 수준. 1998년 22건이던 적조 발생 건수가 지난해에는 96건으로 늘어났다.
올해 8월 인하대 최중기(•해양학과) 교수가 아산재단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한 황해의 환경과 해양오염 현황에 따르면 한국도 전체 인구의 60%가 강과 하천을 이용해 생활 및 공업폐수 등을 황해로 흘려보내고 있다.
그 결과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3월 황해를 미국의 체사피크 만, 북유럽의 발트 해, 유럽의 흑해, 멕시코 만과 함께 대표적인 데드존(죽음의 바다)으로 분류했다.
바다 오염으로 어민들의 수입도 크게 줄었다.
10년 전에는 10t급 어선 한 척이 10만 위안(약 1500만 원) 정도 벌었지만 5년 전부터는 3만 위안(약 450만 원)도 벌기 힘들다고 중국 어민들은 하소연했다. 한국의 어민들도 1990년까지 소형 어선(35t급) 1척을 소유하면 연간 1억 원 이상의 수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빚만 늘고 있는 처지다.
차준호 황금천 run-juno@donga.com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