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시장의 최대 이슈는 높아가는 경쟁률이었다. 경쟁률 200 대 1을 넘어서는 기업이 속출했다. 안정성과 봉급 등에서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공기업의 경우 올해 채용을 실시한 35곳의 평균 경쟁률이 138 대 1이었고, 석박사 학위와 각종 자격증을 갖춘 고급인력이 대거 몰렸다. 구직자의 90%가 취업 스트레스에, 40%는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할 정도다. 올해 취업자의 절반이 희망하던 곳에 취업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선 미국 호주 스웨덴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2010년까지 50만 명의 IT인력을 확보하되 5만 명은 해외에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국내에서 매년 300400명씩 취업했다. 국내 여러 곳에서 운영 중인 IT교육센터 졸업자는 거의 전원 취업된다. 파견회사를 통해 일을 나가면 연봉 300만 엔(약 260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연봉계약직으로 나가기도 한다. 정규직원이 되면 연봉도 크게 오르고 핵심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일본에 인력을 보내는 무협아카데미 IT마스터과정의 경우 통산 취업률은 99.9%다. 다음 주 끝나는 9기 졸업생 93명은 100% 취업했다. 그중 88명은 일본에 자리를 잡았다. 무협아카데미는 대학입시를 앞둔 고3처럼 독하게 공부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루 10시간씩 IT실무와 외국어를 가르친다. 숙제, 시험, 프로젝트가 1년 내내 이어진다. 일본 기업들이 원하는 바를 교과과정에 집어넣는다. 고된 교육에 15%는 중도 탈락한다고 한다.
IT일본취업과정은 국내 취업도 어려운데 연봉을 많이 주는 일본에나 가볼까 하는 호기심형()이나 찔러보기형 구직자는 환영하지 않는다. 교육에 1년, 400만 원 이상이 들고 일본 정착비도 필요하므로 10년은 투자할 사람이나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부실 교육기관을 통해 일본에 나갈 경우 근로조건이나 수당 등에서 손해를 본다니 주의해야겠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