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등장하는 동백꽃은 노란색이다. 그러나 소설 춘희의 여주인공이 달고 나오는 동백꽃은 흰색 아니면 붉은색이다. 왜 그럴까.
동백꽃의 무대이자 작가 김유정의 고향인 강원도에선 노란 꽃이 피는 생강나무(녹나뭇과)를 동백나무(차나뭇과)로 불렀기 때문이다. 강원도엔 사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식물학자인 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는 동백나무는 그 씨앗을 짜서 얻은 기름으로 유명한데 충청남도 이남에서만 자랐기 때문에 강원도에서는 비슷하게 생긴 생강나무의 열매로 기름을 만들면서 이를 동백나무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식물 이름은 지역에 따라서 다른 경우가 많다. 한국식물명의 유래(일조각)는 이처럼 다종다양한 우리 식물 이름을 총정리한 이우철 교수의 식물학 연구 50여 년간의 산물이다. 1만 개가 넘는 식물명 중에서 어떤 것이 이명()이고 어떤 것이 정명()인지를 가릴 수 있도록 사전 형태로 돼 있다.
이 교수는 식물학계에서도 1949년 조선생물학회가 펴낸 조선식물명집을 따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같은 해 문교부 편수관으로 있던 박만규 씨가 펴낸 우리나라식물명감을 따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내 책에서는 이런 경우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그중에서 정명으로 삼아야 할 것에 정식 학명을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권재현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