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홈페이지 머리에 양극화 시한폭탄,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연재 글을 올려놓았다. 그 첫 회분 기적과 절망, 두개의 대한민국을 보면 빈곤층에 대한 복지정책을 차분하게 제시하기보다 잘 나가는 20%에 대한 분노를 선동하고 있다. 표현은 섬뜩하다 못해 광기()를 느끼게 한다.
이 글에는 카지노 경제에서 도박과 투기로 돈을 번 20%와 그들에게 잡아먹히는 80%로 갈라진 대한민국은 아프리카 밀림보다도 못하다는 요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 카지노 경제는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는 아프리카 밀림의 사자보다도 100배 1000배 잔인하다는 대목에 이르면 피착취 계급을 선동하는 선언문에 가깝다. 상위 20%를 카지노의 도박사, 밀림의 사자에 비유하는 것은 성실한 노력으로 경제적 성취를 추구해온 다수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 글은 감세()냐 증세()냐가 아니라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느냐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세론자도 사회안전망 확충에 반대하지 않는다. 세율을 낮추는 감세를 하면 민간부문의 기업활동과 소비활동이 더 활발해져 결과적으로 세금이 더 걷힌다는 것이 세계적 경험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감세정책을 펴는데도 청와대는 감세론자를 밀림의 사자 편을 드는 악()으로 몰아붙인다.
강력한 성장 엔진도 좋지만 거기에 맞는 브레이크를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말문이 막힌다. 앞서 뛰는 사람과 기업을 더 잘 뛰게 해 그 열매가 사회에 떨어지게 하고, 뒤에 쳐진 사람은 정부가 사회안전망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현대국가의 성장 및 복지 모델이다. 잘나가는 사람이나 기업을 골라 브레이크를 팍팍 밟아주는 좌파 정책으로는 일시적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을지는 몰라도 복지를 위한 세금을 정상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
20%에게 적대감을 고취해 80%를 내 편으로 만들려는 속셈이 읽힌다. 이 기획물을 만든 청와대 사람들의 경제적 좌표는 20%와 80%, 어디에 속하는지도 묻고 싶다. 그들이야말로 신()기득권층이 아닌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 간의 갈등을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글을 버젓이 올리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다. 이런 식의 편 가르기와 좌파적 색채 때문에 국내에서 투자되고 소비돼야 할 돈 가운데 상당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일자리가 늘지 않아 결국 빈곤층이 늘고 빈부격차가 커진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 기획물이 10회까지 이어지면서 사회혁명 이론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두렵다. 청와대는 기획 의도와 필자를 분명하게 밝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