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기술(IT) 제품들이 잇따라 세계 유명 디자인상을 휩쓸고 있다.
과거 국산 제품들이 성능에 비해 디자인이 떨어져 해외시장에서 홀대받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LG전자의 벽걸이형 빔 프로젝터(모델명 AN110)는 9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IT 전시회 세빗(CeBIT)2006이 열리고 있는 독일 하노버에서 2006 iF 디자인상 전자통신부문 황금상을 수상했다.
iF 디자인상은 독일 레드 닷 디자인상, 미국 IDEA 상과 함께 세계 3대 산업디자인 상으로 12개 부문의 최고 디자인 제품에 황금상을 수여한다. 2004년 이 상이 생긴 이후 한국 제품이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벽걸이형 빔 프로젝터는 지난달에 독일 레드 닷 디자인상의 최고디자인상을 받는 등 디자인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쓸고 있다.
올해 iF 디자인상 시상식에서는 한국 IT 제품들이 전 부문에 걸쳐 40여 개의 상을 받아 전 세계 IT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전화 블루블랙2, 40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25개 제품이 iF 디자인상을 받아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이전에는 휴대전화와 TV 부문에서만 수상했으나 올해는 디지털캠코더, 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디자인상을 받았다.
LG전자도 빔 프로젝터를 포함해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타임머신, 휴대전화 초콜릿폰 등 11개 제품이 상을 받았다.
팬택 계열도 지문 인식폰(모델명 G-6200)과 미래형 휴대전화 와이드 큐브 폰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MP3플레이어 제조회사인 엠피오의 엠피오 솔리드와 내비게이션 제조회사 팅크웨어의 아이나비UP+ 등도 각각 상을 받아 중소기업들의 디자인 능력도 향상됐음을 보여줬다.
LG전자 이희국 사장은 iF 황금상은 IT 업계의 아카데미상과 같다며 앞으로는 한국이 기술력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IT 제품을 생산하는 혁신 국가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F디자인 상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매년 디자인, 소재, 혁신성, 친환경성, 기능성, 사용편리성, 심미성, 안정성, 내구성 등 10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는 전 세계 37개국에서 1952개 제품이 출품됐으며 수상작들은 하노버 세빗 전시장에서 특별 전시된다.
김재영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