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1000여가구 제도교육 밖 홀로서기

Posted March. 25, 2006 03:11   

中文

지난해 12월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공부하는 김성현(9경기 파주시) 군은 며칠 전 중고 냉장고를 선물받았다.

전자 제품을 좋아하자 냉장고를 분해하고 조립해 보라고 부모가 사준 것.

며칠 동안 분해하고 다시 조립해 봤어요. 그리고 냉장고 관련 책을 읽었더니 어떤 원리로 냉각작용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됐어요.

김 군은 학교수업 등 꽉 짜인 하루 일과에 쫓기다가 홈 스쿨링을 통해 소질을 키우고 있다.

어머니 이윤정(36) 씨는 홈 스쿨링을 하면서 아이의 특성을 알게 된 것이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성현이의 동생(5세)도 집에서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붕어빵 교육은 싫다=정규학교에 보내지 않고 부모가 직접 가르치는 홈 스쿨링을 선택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현재 1000여 가구가 홈 스쿨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해마다 3만5만 명의 초중고교생이 학교를 그만둬 홈 스쿨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면후(9인천 연수구) 군은 1년 6개월 전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홈 스쿨링을 시작했다.

수업 시간표 없이 과학과 수학 서적을 매일 2, 3권씩 읽는다. 시간에 여유가 생겨 좋아하는 책을 수천 권 읽었다.

요즘은 수영과 피아노에 흠뻑 빠져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인하대 영재교육원에서 수학을 배운다.

왜 홈 스쿨링을 택하나=홈 스쿨링을 결정한 이유는 다양하다. 공통적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을 꼽는다.

아이는 미술이나 음악을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정한 시간표대로 하면 소질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부모는 교사의 사려 깊지 못한 언행, 학생에 대한 부당하고 편파적인 대우 때문에 홈 스쿨링을 결정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이혜영() 선임연구위원은 홈 스쿨링도 하나의 교육방식인 만큼 다양성을 인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홈 스쿨링을 인정하고 교육 시설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없나=홈 스쿨링을 한 지 1년 6개월 된 주부 송영희(43) 씨는 교재와 교수법 등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미경(41) 씨는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교육 내용을 접하게 해야 하는데 부모가 모든 내용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홈 스쿨링 하는 아이를 삐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인하대 손민호(교육학과) 교수는 홈 스쿨링을 하는 가정이 소수라 할지라도 그들의 선택을 보호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황금천 run-juno@donga.com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