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현대차 해외서 비자금 세탁 펀드 통해 수천억 불법이득

현대차 해외서 비자금 세탁 펀드 통해 수천억 불법이득

Posted April. 05, 2006 02:59   

中文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의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자금을 해외에서 세탁한 뒤 국내로 들여와 펀드 투자회사를 통해 수천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단서를 잡고 검찰이 집중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수사가 진전되면 정 사장의 사법 처리는 물론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구도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4일 현대차그룹의 비자금을 운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윈앤윈21과 문화창투, 씨앤씨캐피탈, 큐캐피탈홀딩스 등 4개 투자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현대차그룹과 정 사장의 비자금으로 펀드를 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이들 회사 관계자들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들 회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비자금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기아차 지분(현재 2%)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드를 조성한 뒤 4개 투자회사에 맡겨 수천억 원대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통해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동남아 지역 조세 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서류회사)를 통해 세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펀드의 종자돈으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펀드를 운용한 4개 투자회사는 펀드자금을 주로 현대차 계열사의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면서 그룹 기획총괄본부 핵심 간부들과 짜고 현대차그룹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미리 얻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차익은 대부분 펀드 소유주인 정 사장에게 흘러갔으며 정 사장은 이를 기아차 지분 인수 등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사용했거나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구도를 은폐하기 위해 정 사장 외에 현대차그룹과 관련이 있는 다른 인물을 투자자로 펀드에 참여시킨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날 체포한 4개 투자회사 관계자 가운데 일부에 대해 펀드 불법 운용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펀드 운용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자금담당 임원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정 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