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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터뷰로 본 신상옥 감독의 작품세계

마지막 인터뷰로 본 신상옥 감독의 작품세계

Posted April. 13, 200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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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타계한 신상옥 감독은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하던 2월 중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자택에서 자신의 작품세계와 관련한 생애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다.

6월 24일 경기 남양주 종합촬영소 내에 문을 여는 신상옥 기념관 개관식을 기념해 한국영화인복지재단(이사장 정진우)에서 출간하는 위대한 영화인 신상옥에 싣기 위한 것이었다. 영화평론가 박현신 씨(추계예대 영상문화학부 강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인 신상옥을 이루는 요소로 노력과 열정, 창의력, 그리고 최은희와 신 필름을 꼽았다. 다음은 본지가 입수한 신 감독의 마지막 인터뷰 내용.

영화는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야해요

영화감독으로서 감독님만의 특별함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남달리 좋아했어요. 영화를 보다 보니, 기술적인 것을 넘어서 보는 사람이 감동을 받고 재미를 느끼고 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게 했어요. 내가 미술을 전공해서 구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감독님의 영화들은 대부분 근대와 전 근대적 사고가 공존합니다. 어느 한 쪽을 비판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유교적인 소재를 많이 찍었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그것은 유교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숭상하는 거예요. 유교의 좋은 점을 클로즈 업 시키는 거예요.

혁명적 인물(김옥균 대원군 이준 등)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남자들의 영화를 많이 하느라고 했어요. 저는 의지를 가진 남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홍콩에 영화사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염두에 두신 건가요.

그런 것도 있어요. 그리고 검열 때문에 영화를 만들어서 국내에서 개봉이 안 되니까, 내가 영화사 만들어서 밖에서 찍고 한국에 들여오려고 했어요.

감독은 예술적 정신이 있어야해요

감독님께서 좋아하는 감독은 누구인가요.

채플린과 나운규를 좋아하고 윌리엄 와일더와 프레드 진네만을 좋아해요. 채플린과 나운규는 제작과 감독, 배우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예술적 에스프리(esprit정신)를 존경해요.

최근의 한국 영화 중에서 주목하신 작품이 있다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잘 만들었어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과 영화적 소재는 좋은데, 리얼리티가 부족한 것 같았어요.

영화감독의 자질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감독의 역량은 미술이든 음악이든 문학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가 통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는 에스프리가 있어야 해요.



이승재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