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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날아온 그이의 응원에 펄펄

Posted May. 02,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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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초아와 웹에 1타차로 쫓긴 김미현은 17번 홀(파5508야드)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마음먹고 드라이버로 때린 티샷은 뒷 바람과 내리막 경사를 타고 300야드 가까이 나갔다. 154cm의 단신으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47.8야드(140위)에 그쳤던 그로서는 믿을 수 없는 거리. 핀까지 190야드를 남긴 그는 7번 우드로 세컨드 샷을 때렸다. 조금만 더라는 고함 속에 공은 그린을 에워 싼 벙커를 넘겨 투 온에 성공. 7.6m 이글 퍼트는 컵을 비켜갔지만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2타차로 달아나며 5월의 여왕을 예약한 순간이었다.

김미현은 이번에 특별한 응원을 받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교제해 온 동갑내기 세미프로 임재근 씨가 한국에서 날아온 것. 경기 용인시에서 골프원 아카데미라는 골프 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임 씨와는 용인대 95학번 동기 사이. 최근 틈만 나면 결혼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던 김미현은 임 씨와 장래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더욱 힘이 났다. 이 대회를 앞두고 태어나지도 않은 친 조카와 노는 꿈을 꿨다는 김미현은 3라운드 때 마침 조카(오빠 아들)가 태어나 복덩이 조카에게 우승선물을 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미현의 우승으로 한국여자골프는 올 시즌 LPGA 8개 대회에서 우승 4회, 준우승 5회의 초강세를 보였다. 지난주 임성아(농협한삼인)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미국 진출 1세대로 꼽혔지만 최근 한물 간 게 아니냐는 우려를 들었던 김미현의 부활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고참과 신예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