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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는 사실상 특사?

Posted May. 11, 200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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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기대를 나타내며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를 희망함에 따라 DJ가 사실상 노 대통령의 특사로 활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세대 김우상(정치외교학) 교수는 10일 노 대통령이 9일 몽골에서의 발언을 통해 김 전 대통령 방북 의제의 핵심이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 보여 줬다고 분석했다.

또 열린우리당 정동채()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상대에게 줄) 선물이 없을 때는 초대하지 않는다며 김 전 대통령은 (방북해) 정상회담을 언제 어디서 할지 조율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DJ는 3월 영남대 특별강연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DJ는 6월 방북에 앞서 정상회담 문제에 정부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최근 김 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과 논의할 내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DJ는 또 김 위원장에게 노 대통령이 밝힌 조건 없는 제도적 물질적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회담에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지원 등의 제의를 하는 것보다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게 북측의 반응을 가장 빠르고 분명하게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이 밖에 정부는 DJ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남북간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한 서해 공동어로 수역 설정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등을 풀려고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DJ가 이처럼 사실상 특사로서 방북 활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DJ 방북 이후 북한의 변화가 대북 정책의 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성균관대 김태효(정치외교학) 교수는 북한이 DJ 방북 이후 개방과 핵 폐기 등을 빠르게 추진할지, 아니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집권이 끝날 때까지 계속 기다리는 자세를 유지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 일각에선 노 대통령이 DJ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을 연결시킴으로써 DJ의 역할에 대해 강하게 의미 부여를 한 것은 최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등이 DJ를 방문한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DJ의 위상을 높여줌으로써 531지방선거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는 열린우리당을 측면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명건 박민혁 gun43@donga.com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