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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돌이들의 돌변

Posted July. 29,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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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탄돌이들 요즘 고민이 엄청납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역풍으로 엉겁결에 당선된 탄돌이들한테 탄핵 주역(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의 복귀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거든요.

726 서울 성북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조 후보가 당선된 다음 날, 기자와 만난 열린우리당 서울 출신의 한 의원은 2004년 탄핵풍 속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열린우리당 초선 탄돌이 100명의 고민을 이렇게 전했다. 탄핵풍의 덕으로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자칭 타칭 탄돌이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이 새로운 상황에서 변신하고 있다. 531지방선거 열린우리당 참패 후 초선 의원 토론회는 한마디로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대한 집단 성토장이었다. 이렇게 무능한데 재집권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당 지도부 믿고 있다간 큰코다친다는 등의 얘기가 나왔다.

27일엔 39명의 초선의원들이 성명을 내고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의 질책과 요구를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726 4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전패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따졌다. 이날 본보 설문조사에서 대통령 탈당에 대한 견해를 묻자 상당수 초선의원은 하든지, 말든지란 반응을 보였다.

초선은 아니지만 노무현 정부 초기 대통령정무비서관을 지낸 문학진 의원은 2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변하지 않겠다면 탈당을 요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지금 청와대 참모들은 용비어천가만 부른다고 질타했다.

누가 더 강하게 대통령을 비판하느냐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비교적 쉽게 당선된 의원들이 국회의원 임기가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치 경력이 단명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생존전략 차원의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