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8일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정보는 없지만 충분한 역량을 가진 만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이 만든 대규모 위조 달러가 미국 내로 반입된 증거를 확보해 미국이 유통에 관여한 중국계 피의자를 기소했다고 밝혔다고 신기남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대포동 미사일 관련 장비 철수=김승규 국정원장은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지하갱도에서 케이블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지만 핵실험 준비와 직접 관련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용도를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미 ABC방송은 18일 풍계리에서 지하 핵실험장과 외부 관측장비를 연결하는 데 쓰이는 케이블이 하역되는 장면 등이 목격됐다며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보도했다. 김 원장은 최근 황해북도 곡산군에서 감지된 인공지진파와 관련해 평양에서 가까운 곳이라 핵실험이 어렵고 지진파 진도도 2.2 정도였다며 공사 건자재를 얻기 위한 발파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7월 중순 함경북도 화대군 대포동 미사일 시험장에서 대포동 2호 관련 장비가 모두 철수된 것으로 볼 때 미사일 활동은 종료됐으며 단기간 내 추가 발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산 위폐 700만 달러 미국 반입=미국은 1999년 11월부터 작년 8월까지 아시아계 범죄단체의 위폐, 마약, 가짜담배 등을 집중 수사해 북한이 위폐를 만들고 유통시켰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위폐 유통책들은 수요자로 가장한 미 정부의 비밀요원과 접촉한 뒤 700만 달러 이상의 북한산 위폐를 장난감 상자, 직물 원단 등에 숨겨 컨테이너로 미국에 반입한 혐의로 미국 법정에 기소됐다는 것.
특히 중국계 미국인 C 씨가 재판 과정에서 북한에서 만들어진 100달러짜리 슈퍼노트(초정밀 위조지폐)의 미국 밀반입을 시인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김정일 위원장 건강에 큰 이상 없다=국정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건강상 여러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당장 큰 문제가 있을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과 관련된 특별한 징후도 없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후 40여 일간 은둔한 것에 대해 1998년 미사일 발사 때도 그랬던 것처럼 최대 90일까지 잠적한 전례가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