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늦어도 2년 9개월여 만인 다음 달 초 우리 식탁에 다시 오른다.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2003년 12월부터 수입이 금지돼 왔다.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출작업장에 대한 2차 현지점검 결과 광우병 안전관리 등 위생에 이상이 없다고 보고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한미 양국은 올해 1월 수입 재개에 합의했으나 5월 미국의 수출작업장 1차 점검에서 미국산 소와 캐나다산 소를 같이 도축하는 등 미흡한 점이 발견돼 수입 재개를 보류한 바 있다.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로 한정된다. 갈비와 횡격막(안창살), 혀와 내장 등 각종 부산물, 소시지 등 가공육과 분쇄육은 수입되지 않는다.
또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뼈가 검출될 경우 수입이 다시 전면 금지되고 광우병과 직접 관련이 없는 뼈가 발견되면 정부는 해당 작업장에 대한 수입금지 등을 미국과 논의할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이 작업장 승인을 한 뒤 약 25일 뒤인 10월 초부터 국내에 유통될 전망이다.
그러나 김달중 농림부 차관보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추석 명절용 쇠고기를 두 달 전부터 확보하기 때문에 추석 대목에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수입 쇠고기 시장의 67.9%인 약 20만 t. 이 중 갈비가 66% 정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에 갈비는 수입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수입량은 2003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쇠고기 가격은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한우의 산지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410.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격의 하락 폭은 10% 이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가격이 급등했던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의 수입가격과 돼지고기의 가격도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