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서 치른 2006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9일 끝났다.
대한인라인롤러연맹이 대회 홈페이지에 발표한 종합 순위에서 한국은 금 7개, 은 8개, 동메달 8개를 따 콜롬비아(금 15, 은15, 동1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기록으로 볼 때 한국은 인라인 강국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연맹이 발표한 메달 집계 자료는 주니어(17세 이하)와 시니어 성적을 합쳤기 때문이다.
한국이 주니어에선 금메달 7개를 땄지만 시니어 부문에서는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하고 은 3개, 동메달 4개에 그쳤다.
특정 종목의 세계 수준을 따질 때 시니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 국제롤러스케이팅연맹(FIRS)이 정하는 종합성적은 메달 수가 아니라 누적 포인트로, 시니어와 주니어 부문을 따로 집계한다. 대회 홈페이지에는 이 공식 성적은 게시하지 않았다.
연맹이 시니어의 성적을 통합 성적으로 묻어버린 것은 한편 이해할만하다. 한국은 2001년을 시작으로 인라인 동호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인라인 400만 명 시대에 이르렀다. 경기장도 14개를 보유해 연맹은 좋은 인프라에 걸 맞는 성적으로 포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있는 그대로 보여 져야 발전 방안들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
주니어와 시니어 성적 간의 괴리에 대해 주니어 때 훈련이 과도할 정도로 많아 시니어 때 부상 등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는 문지욱 국제인라인스케이팅지도자협회(ICPI) 한국지부장의 말도 그래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