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기금 규모를 늘리기 위해 증권투자 등 수익사업을 한다. 그런데 이 사업의 규모는 2004년 4조1772억 원에서 지난해 4조432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3조8790억 원으로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무원을 위한 휴양지 개발 등 후생복지사업은 2004년 1조1325억 원에서 지난해 1조3748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1조5569억 원으로 더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랏돈으로 생색내는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정부산하기관이 제 식구 챙기기 등 방만한 경영을 계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정부산하기관운영위원회가 이런 내용의 87개 정부산하기관의 지난해 경영평가보고서를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목표는 수천억 원 조달, 실제로는 100억 원 손실
적지 않은 기관들이 경영 부실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복지의료공단은 20052009년 총 1721억 원을 자체 조달하겠다는 목표 아래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은 지난해에만 100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비현실적인 장밋빛 계획을 남발한 셈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만성적인 기금의 적자를 주로 정부 보전으로 메우고 있어 복지부동()의 또 다른 유형으로 평가됐다.
예산 지원은 내 맘대로
일부 기관은 회의체 운영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고의결회의인 예금보험위원회를 지난해 22차례 개최했다. 이 중 32%인 7차례는 정족수 미달 등으로 서면으로 진행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도 지난해 최고의결회의인 경영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안건 중 20.2%를 서면으로 처리했고, 국민연금관리공단도 지난해 연 13차례의 이사회 중 5차례가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몇몇 기관은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산하조직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등에 대한 자금 지원 근거자료를 정부에 제출하지 못했다. 이 위원회는 또 지난해 한국연극배우협회에 5억 원, 한국음악협회에 3000만 원을 차등 지원하면서 그 근거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