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정부 그게 아니고 딴소리

Posted September. 20, 2006 06:07   

中文

총선 전까지 스웨덴 복지 칭찬 일색

주요 국정 어젠다를 자주 해외에서 찾아 온 노 대통령은 2004년 3월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국 사람은 모두 스웨덴에 대해 부러워하고 배우려고 하는 훌륭한 나라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밝혀 스웨덴형 복지모델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시절 작성한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스웨덴을 배워야 한다. 큰 정부를 유지하면서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확대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들에게 이 보고서를 읽어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러자 주스웨덴 한국대사관은 올해 2월 청와대에 제출한 스웨덴 복지모델의 성공요인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벤치마킹 전략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스웨덴은 경제성장과 사회적 평등을 동시에 달성한 성공적 사례라며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 복지이념 개발 갈등 해소와 합의 도출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복지정책에 대한 폭넓은 지지 획득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정부의 복지철학은 지난달 발표된 비전 2030 보고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비전 2030 보고서는 성장과 복지의 동반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특히 복지 분야에서 정부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선 후에는 스웨덴 복지모델 추구하지 않는다 돌변

그러나 스웨덴 총선 결과가 나온 뒤 정부는 스웨덴과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19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비전 2030은 스웨덴의 극단적인 복지모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장관은 정부는 스웨덴처럼 국민 부담이 큰 고()부담, 고복지 대신 한국형 복지 모델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권 부총리의 스웨덴 복지모델관()도 비전 2030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전 2030이 스웨덴 복지모델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망할 것 아니냐고도 했다.

비슷한 시간에 박병원 재경부 제1차관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언론이 권 부총리가 한국의 복지모델을 스웨덴식으로 하자고 했다고 보도한다면 오보라며 한국은 스웨덴 복지모델을 베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7월 각 언론은 권 부총리의 스웨덴 복지모델관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지만 재경부는 한번도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

이 같은 정부의 조변석개()식 입장 변화는 복지부문 강화를 핵심으로 한 비전 2030과 내년 예산안 확정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왜 실패한 모델을 따라 하느냐는 비판의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