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헌병 수사기관인 조사본부 요원들은 요즘 말 못할 고생을 하고 있다. 수사와 당직 등 본연의 업무뿐만 아니라 시내 야간순찰까지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야간순찰은 오후 6시 직원들의 퇴근 이후 밤 12시까지 1개 조,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1개 조 등 2개 조로 나뉘어 이뤄진다. 순찰지역에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합참) 구내와 주차장, 국방부 서문 앞 장교 독신자 숙소인 국방레스텔이 포함된다. 군인들이 자주 다니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 일대 음식점과 노래방, 삼각지 지하철역도 순찰코스다.
특히 심야에는 동작구 대방동의 해군 및 공군 아파트와 영등포구 신길동의 육군 아파트도 순찰을 돌아야 한다. 이들의 야간순찰은 9월부터 만 두 달동안 계속되고 있다.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도 헌병들의 순찰 활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사본부 요원들이 야간순찰을 도는 것은 3일 장성 진급인사를 앞두고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04년 11월 국방레스텔 지하주차장에 뿌려진 괴문서는 국방부와 육군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해 10월 이뤄진 장성 진급인사에 비리가 있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이 사건으로 창군 이래 처음으로 육군 인사참모부가 군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남재준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국방부 조사본부의 야간순찰 활동은 괴문서 파문 1년 뒤인 지난해 장성 진급인사 때부터 시작됐다. 올해 장성 진급심사 결과는 3일 발표된다. 하지만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이 국방장관에 기용되면 이후에 대대적인 별자리 이동이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3일 이후에도 음해성 투서나 괴문서 유포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야간 순찰활동은 당분간 계속할 계획이다.
황유성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