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에도 겨울은 등산, 썰매, 스키 등 겨울철 야외활동을 즐기는 마니아가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피부나 눈 등 사람의 아름다움을 망치게 하는 적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등산 시 눈 보호법=눈()은 아스팔트나 흙길 등 일반 지표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자외선을 반사하기 때문에 눈에 손상을 주기 쉽다. 일반 아스팔트 지표가 자외선을 411%, 진흙이 58% 반사하는 데 반해 눈()은 80% 이상의 자외선을 반사한다.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때문에 생기는 가장 흔한 증상은 설맹증이다. 장시간 자외선 등에 노출된 눈의 각막이 상하면서 염증이 생겨 결국은 물체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질환이다. 설맹증은 심한 통증과 함께 눈이 시리고 눈물을 동반하며 통증으로 눈을 뜰 수 없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이 강한 겨울에는 일반 등산객들도 산행 도중 설맹증을 겪기 쉽다.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므로 안전하게 산을 내려오기 힘들고,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겨울 산행 후, 설맹증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안과에 가야 한다. 일단 설맹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염증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소염제 등을 투여하며 치료하게 된다.
또 산행을 즐기는 중장년층이라면 백내장을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백내장이 심해질 수 있다.
자외선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는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인 황반변성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스키장에서 피부 보호법=스키의 속도감을 만끽할수록 피부의 수분은 더 잘 날아간다. 이는 피부 건조와 주름으로 연결된다. 스키를 즐기기 전후 충분하고 철저한 보습이 필수다. 스키 타는 틈틈이 따뜻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한다. 이때 커피는 이뇨작용으로 되레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피한다.
스키 중 입술이 갈라지고 트는 사람도 많다. 스키 타기 전날 얼굴용 수분 크림을 바를 때 입술에까지 촉촉이 발라 준다. 스키복 속에 입술 보호제를 챙겨 두는 것도 필수다.
입술이 마르지 않도록 수시로 립글로스나 바세린을 발라줘 촉촉하게 유지한다. 이미 입술 각질이 생겼다면 집에서 스팀 타월로 입술을 35분간 덮어 각질을 부드럽게 만든 뒤 살살 밀어내는 방법으로 제거해야 자극이 적다. 여기에 영양크림과 보습 에센스를 섞어 충분히 바른 뒤 랩을 씌워 두면 다시 생기 있는 입술로 돌아온다.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선 고글과 스키마스크는 필수다. 스키마스크는 콧등에 잘 생기는 일광화상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스키를 타기 30분 전에 SPF30 이상의 제품으로 두껍게 발라 줘야 기미 주근깨 등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6시간 이상 스키를 탄다면 적어도 2회 이상은 덧발라 줘야 한다. 화장을 한 여성의 경우 덧바르기가 쉽지 않다면 스프레이식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스키장에 있다 보면 얼굴 피부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날 수 있다. 스키장을 다녀온 뒤 각질을 제거한다고 스크럽 등을 사용하는 것은 자칫 자극을 받아 민감해진 피부에 한번 더 손상을 줄 수 있다.
(도움말=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김병엽 교수,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이진한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