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개항 이래 130년 동안 한국의 수출입 관문으로 수출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부산항. 지난해 부산신항 개장으로 동북아 항만물류 허브로의 도약이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섰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개장 1주년 부산신항, 가동률은 29.9% 수준=19일로 개장 1주년을 맞는 부산신항은 올해 1월 초부터 북 컨테이너부두 2차 3선석()을 추가로 개장해 지난해 1월 19일 개장한 1차 3선석을 포함하면 모두 6선석으로 늘어났다.
전체 선석 길이도 2km이며 안벽 크레인 15기, 야드 크레인 49기, 야드 트랙터 115대 등의 장비를 보유하게 됐다. 5만 t급 대형 컨테이너선 6척이 동시에 접안할 규모를 갖춰 연간 20피트짜리 컨테이너 360만 개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개장 이후 지난해 말까지 처리한 물동량은 23만8866개로 월평균 1만9900개에 불과했다. 이는 당초 처리 목표량인 80만 개의 29.9%에 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올해는 선석까지 늘어난 상황이어서 수익구조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산신항에 정기적으로 기항하는 선사는 MSC를 비롯해 쿠웨이트의 UASC, 이스라엘의 ZIM, 아랍에미리트의 ESL 등 4개사. 지난해 이들 선사가 부산신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량은 23만8866개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32만 개가 목표다.
인센티브 도입돼야=부산신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각종 인프라와 항만 세일즈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화물터미널의 고유 기능에다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선박 수리 및 선용품 공급 등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배후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이를 위해 현재 1공구 22만 평이 조성됐지만 나머지 71만 평에 대한 공사도 하루빨리 완공돼야 한다고 항만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아직 공정이 40%에 머물고 있는 제1배후도로 중 가락나들목식만교 구간을 비롯해 부산신항 배후물류단지 뒤편 견마교, 기존의 북항으로 연결되는 항만배후도로(남항, 북항대교, 명지대교, 천마산터널) 건설이 시급히 요구된다.
당초 2008년 완공하기로 돼 있던 녹산역삼랑진역의 배후철도망이 2011년 이후로 미뤄진 것도 부산신항 활성화의 걸림돌이다. 부산항의 운송분담률이 도로운송 88%, 철도운송 10%, 연안운송 2%에 불과해 화물연대가 파업을 하면 항만 마비사태로 이어져 부산항의 대외 신인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환적화물(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에 잠시 보관했다가 다른 배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화물)의 하역비 할인 및 환적 유치 인센티브제 도입, 기존항(북항)보다 비싼 내륙 운송비 인하, 복합운송시스템 구축 등 항만서비스 개선도 풀어야 할 과제다.
부산신항만 존 엘리엇(42) 영업담당 이사는 원가 측면에서는 중국의 항만들과 경쟁할 수 없지만 부산신항의 장점도 많다며 환적화물에 대한 입출항료 면제 등 가시적인 지원부터 정부의 무분별한 신규 터미널 건설 억제 등 정책적인 배려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