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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만 영어 강의 효과 적다

Posted April. 23, 200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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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와 Confidence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지난 학기 연세대에서 미국인 강사가 강의하는 영어과목을 수강한 대학생 김모(20) 씨는 미묘한 단어의 의미 차이를 배우는 데 막막함을 느꼈다.

외국인 강사가 영어로 10분이나 설명을 했으나 알아듣지 못한 그는 고개만 끄떡인 뒤 몰래 사전을 뒤적거렸다.

사전을 찾은 뒤에야 김 씨는 이 두 단어가 믿음, 신뢰라는 같은 의미의 단어이긴 하나 Trust보다는 Confidence가 더 강한 확신, 자신감을 뜻한다는 걸 알았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자 김 씨는 이번 학기 영어과목에서 한국인 교수를 찾아 수강신청을 했다.

대학의 영어를 가르치는 교과목에서 영어 전용 수업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학습 분야에 따라 한국어-영어를 적절하게 혼합하는 방식의 교육이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연세대 인문학 특성화사업단이 21일 21세기 외국어교육 모형개발 워크숍에서 발표한 외국어 교육 모형 개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 쪽에서는 영어 전용 강의가 학습효과를 크게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외국어 수업에서 영어로만 강의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 때문에 각 대학이 외국인 교수, 강사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영어로만 강의하는 것이 좋지만은 않다고 다른 의견을 낸 것.

연세대는 지난해 2학기 영어강독 수업의 수강생 345명을 조사한 결과 264명(76.5%)이 한국어-영어 혼합강의를 영어 전용 강의보다 더 효율적인 모델로 선택했다. 한국어 전용 강의나 영어 전용 강의를 선택한 응답자는 10% 내외에 불과했다.

20개의 구체적인 학습 분야 중 학생들은 문법설명, 단어의 미묘한 차이 설명, 글의 함축적 의미, 독해 기술 설명, 단락의 구조 설명 등 교수의 상세한 설명과 문화적 감각이 필요한 11개 분야에서 한국어로 진행된 수업을 선호했다.

그러나 동의어 제시, 글의 흐름 파악하기, 글의 대의 찾기, 내용 파악해 문제에 답하기, 문장 바꾸어 표현하기 등 8개 분야에서는 여전히 영어로만 하는 교육이 우세했다. 조별 활동을 할 때 의사소통은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자료를 분석한 이병교 영어영문학과 강사는 영어강사는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 모두를 이해하는 자질을 갖춰야 효과적인 지도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우열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