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휘발유도 버거운데 옥수수발쇼크까지

Posted June. 20, 2007 04:01   

中文

에너지 등 자원 빈국()이면서 농산물 수입국인 한국은 곡물과 원유 가격 동반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농림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미국산 옥수수 가격은 지난해 평균 t당 88달러에서 올해 5월 중 144달러로 62.5% 올랐다. 한국의 지난해 옥수수 수입량은 930만 t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옥수수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이 곡물이 대체에너지인 바이오에탄올의 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올 1월 연두교서를 통해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연료의 생산을 크게 늘려 석유 사용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미국에서 에탄올 생산에 쓰이는 옥수수는 약 8000만 t으로 전체 생산량 3억300만 t의 2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등도 곡물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생산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은 대체에너지 개발로 석유 수요가 줄면 자국()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달 초 석유 수요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계획을 재고()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유 생산량을 줄이면) 유가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곡물 시장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농민들이 옥수수 재배에 적극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재배면적이 줄어든 밀, 보리, 콩 등의 국제 가격은 이미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처럼 곡물 가격과 유가의 동반 상승이라는 쌍둥이 인플레이션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대외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에서 가축 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서 소, 돼지, 닭 등 축산물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또 밀과 콩을 원료로 하는 라면, 식용유 등 생활 필수식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도 원가 상승의 압력이 커졌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곡물과 원유를 모두 수입하는 한국은 양쪽으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이 큰데 옥수수 쇼크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면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박중현 jarrett@donga.com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