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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 발 담그고 동해서 손 씻고

Posted July. 13, 20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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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km를 달린다.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출발해 광주, 전북 전주시, 대전, 충북 청주시 충주시, 강원 원주시 인제군을 거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7박 8일간 달리는 대한민국 국토종단 울트라마라톤이 14일 밤 시작된다. 이번 마라톤에는 철인() 147명이 참가한다. 여자도 8명이나 된다.

622km 울트라마라톤은 매일 100km씩 간 뒤 마지막 날에는 22km를 달린다. 뛰든 걷든 100km 제한 시간은 24시간. 남의 도움을 조금이라도 받으면 실격이다. 조직위원회에서 주는 물 외에는 모두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낮엔 햇볕과 저녁엔 어둠 속에서 고독과 싸워야 한다. 지나가는 자동차도 알아서 피해야 한다.

이런 지옥의 레이스에 참여하는 이유는 뭘까.

참가자 중 최고령인 이재승(63) 연세대 의대 소아과 교수는 재밌으니까 달리지. 뛰어 본 사람만이 알아라고 말한다. 고통을 참아내며 달리는 재미, 달릴 때마다 몸이 젊어진다는 느낌. 마라톤을 시작한 지 6년 된 이 교수는 3년 전부터 울트라마라톤에 심취해 100km, 100마일, 308km 국토횡단 등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매번 출전하고 있다.

최연소 참가자 김진한(31경기 안산시 와동) 씨는 극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고 말한다. 7세 때 부모와 헤어져 힘겹게 살아오며 불면증과 술, 담배에 찌든 그를 구해 준 게 마라톤. 100km, 200km, 300km마라톤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참고 이겨 낼 때 삶에 대한 새로운 각오가 생긴단다.

주부 김선자(46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참가한다고 말했다. 사회생활 속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켰을 때 그 기쁨이 더 크다고. 풀코스, 100km, 200km 등 목표를 정한 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이뤘을 때 느끼는 쾌감이 그를 울트라마라톤으로 이끌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