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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성호 법무장관 재임 11개월에 있었던 일

[사설] 김성호 법무장관 재임 11개월에 있었던 일

Posted August. 07, 200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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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법무부 장관의 자진 사퇴로 청와대로선 앓던 이가 저절로 빠졌다. 그의 재임 11개월은 작년 8월 30일 취임 직후부터 순탄치 않을 것임이 예고됐다. 청와대가 동아일보 인터뷰를 문제 삼아 그를 구두 경고했다. 사실상 금지돼 있던 보수 언론과 접촉하면서 미운 털이 박힌 것이다.

그는 좌파적 경제정책 노선에 어긋나는 친()기업적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 번번이 청와대 386들을 화나게 했다. 김 장관은 작년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분식회계를 자진 시정하는 기업에 대해 기소유예 등 최대한 관용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올해 1월 본보 인터뷰에선 불법시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예외 없이 관철하겠다고 경고했다. 1, 2월 경제단체 간담회에선 목소리가 크면 이기고, 불법 파업을 하면 월급이 올라가는 잘못된 관행이 불식돼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법적 환경을 만들겠다고 소신 발언을 계속했다. 모두 경제를 살리고 불법 폭력시위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국민의 박수를 받을만한 발언이었다.

6월 11일 그와 청와대의 코드 갈등은 절정에 다다랐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은)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규정이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이 불과 사흘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위선적인 법이라고 비난한 것과는 정반대의 해석이다. 청와대에 더 이상 안 되겠다는 기류가 이 무렵 빠르게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발언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중앙선관위의 법률 해석과 일치하는 것으로 법무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이었다.

지난달 12일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 캠프간 맞고소사건에 대해 고소를 취소하면 검찰이 수사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말한 것도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김 장관을 경질해 의인()을 만들어주느냐, 유임시켜 치통()을 안고 가느냐 사이에서 진퇴양난이었던 듯 하다. 김 장관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히자 청와대는 어제 압력은 없었다고 잡아뗐다. 이 정권은 코드만 찾다가 민심 이반을 불러오고서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