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7일 좌파정권 교체를 이루고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무너진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야할 길로 확신했다며 한나라당 탈당 및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년 전)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빈다. 당원 동지들의 돌팔매를 달게 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본을 경시하거나 원칙 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자세로는 잃어버린 10년의 되찾을 수 없다며 또 국가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이 중요한데 이점에 대해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의 태도가 매우 불분명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총재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 후보의 애매모호한 대북관으로는 다가오는 북핵 재앙을 막을 수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회창 전 총재가 7일 탈당과 함께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민주주의 파괴자 대통령병 환자 등으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명박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울산시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은 역사의 순리를 벗어난 것이며 역사를 한참 뒤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완전한 반칙이며 자기가 대통령이 되어야 국민 여망을 받들 수 있다는 생각은 대권병이자 대통령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 128명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경선 문화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정계은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하고 출마하려면 최소한의 원칙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감행함에 따라 2002년 대선자금 중 잔금 관련 의혹, 정계은퇴 번복 등 각종 아킬레스 건을 단계적으로 집중 공격할 계획이다.
한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양식과 상식이라는 사회적 통념에서 봐도 다 어긋나는 일이며 민주주의의 퇴행이라고 이 전 총재의 재출마를 비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 전 총재가 두 번의 선거에서 실패한 것은 단지 패배가 아니라 도덕적 심판을 받은 것인 만큼 (재출마는)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승헌 이종훈 ddr@donga.com taylor55@donga.com